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연간 약 2조 달러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모델 사용량 증가와 활용 사례 확대로 전력·냉각·부품 중심의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며, 초고밀도 랙·자체발전·장시간 ESS 등 인프라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델 사용량 급증·새로운 활용 사례 계속 등장, 수요 확산
최근 ‘추론 모델’ 토큰 사용량 폭증, 연간 5배 속도 증가
“AI 데이터센터(AIDC) 투자가 연간 1조9,000억 달러(약 2조 달러)에 이를 것”
블라드 갈라보프(Vlad Galabov) Omdia 디지털 인프라 부문 Senior Research Director는 지난 4월25일 옴디아 웨비나를 통해 ‘The Trillion Dollar AI Data Center (AIDC) Boom: From Megaclusters and Microgrids to the Moon’을 주제로 발표하며, AI 확산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전력·냉각·부품’ 중심의 공급망 경쟁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진단했다.
Omdia에 따르면 이번 상향 전망의 핵심 동력은 두 가지다.
첫째는 모델 사용량의 급증이고, 둘째는 새로운 활용 사례가 계속 등장하면서 수요가 더 넓은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투자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주도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와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에이전틱 AI’의 보급이 사용량을 더 가파르게 만든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블라드 갈라보프는 오픈소스로 누구나 시험할 수 있는 ‘Open Claw’의 확산을 ‘채택을 가속하는 전환점’으로 지목하며, AI 비서가 여러 모델(언어·비전 등)을 호출해 일을 수행할수록 토큰 소비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추론 모델’이 맥락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프롬프트를 생성하면서 토큰을 더 많이 쓰는 경향이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하루 생성 토큰이 연간 약 5배(일부는 10배) 수준으로 증가한다”는 보수적 추정을 공개했다.
토큰 폭증은 곧 전력 밀도의 폭증으로 이어진다.
블라드 갈라보프는 엔비디아 로드맵에 대해 “공급망과 한국 연구기관 의견을 바탕으로 한 자체 전망”임을 전제로, 600kW급 랙과 1.2MW급 랙 같은 초고밀도 구성이 현실화되는 흐름을 제시했다.
예로 든 600kW 랙에는 GPU 패키지 144개(패키지당 칩렛 4개, 총 576 칩렛)가 들어가는 형태가 언급됐고, 칩 크기 증가로 ‘더블 와이드 랙’ 채택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블라드 갈라보프는 “2030년경 10kW급 칩이 출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지만, 이는 공개된 공식 사양이 아닌 추정치라고 선을 그었다.
전력·냉각 인프라의 변화도 투자 확대를 뒷받침한다.
블라드 갈라보프는 전시장에서 가스 발전기(gas genset)와 가스터빈,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업체가 대거 등장한 점을 “자체발전(self-generation) 흐름이 더 강해졌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기존 데이터센터 배터리가 디젤 발전기 기동 전 5∼15분을 버티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4∼8시간은 물론 ‘수일’ 단위 저장까지 실험이 진행 중이며, 구글이 시험 중인 ‘iron-air’ 방식도 사례로 제시됐다.
냉각 측면에서는 상변화 물질을 활용한 열에너지 저장을 ‘기술 루프’의 백업 옵션으로 언급했다.
다만 ‘3조5,000억 달러’까지 제시된 다른 전망치에 비해 Omdia가 더 신중한 이유도 분명히 했다.
그는 CPU·HDD·SSD 등 IT 부품 공급 제약, 전기·물·전력 인프라의 제약, 그리고 안정적 투자 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의 탈락 가능성을 리스크로 꼽았다.
“아직 대형 실패 사례는 없지만, 모델별 인기도·수익화 격차가 나타나고 일부 AI 뉴클라우드는 2026년을 투자 정점으로 제시한다”는 관찰도 덧붙였다.
투자 주체의 ‘순위’에 대해서도 전망이 나왔다.
블라드 갈라보프는 2030년 무렵 구글이 업계 최대 지출자가 되고, 그 다음이 메타, 이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뒤를 잇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도 “승자·패자를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데이터 포인트를 활용한 미래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