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신소재 개발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며, 신소재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이 인공지능(AI) 기반 전주기 자동화 연구 시스템인 ‘오토노머스 랩(Autonomous Lab)’을 공개했다.

기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리던 소재 실험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AI와 로봇의 협업으로 소재 자립화와 디지털 R&D 혁신을 본격화한다.

KIMS 오토노머스 랩은 AI가 실험 조건을 설계하고 로봇이 이를 수행하며, 결과를 다시 AI가 분석해 다음 실험으로 이어가는 순환형 연구 플랫폼이다.

인간 연구자는 실험 장비에 직접 손대지 않고 컴퓨터를 통해 간단한 명령만 입력하면 전체 실험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반복 실험의 오류를 줄이고, 시간·비용 측면에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로봇 팔이 금속 샘플을 집어 들고, 아크 멜터(금속 고온 용해 장치), 튜브 퍼니스(열처리 장비), X선 회절기(XRD)로 연계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AI·로봇·실험장비가 하나로 연결된 첨단 연구 환경이 구현된다.

오토노머스 랩의 핵심은 △AI 기반 실험 조건 자동 추천 △장비 자동화 및 로봇 핸들링 △실시간 데이터 분석 및 반복 최적화 구조에 있다.

수천 가지 조합 중 가능성 높은 조건을 AI가 선별하고, 로봇은 시편 제작·가열·분석 등 전 과정의 정밀 작업을 수행한다.

이 데이터는 실시간 분석되어 다음 실험에 반영되며, 마치 강화학습처럼 점점 정교한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KIMS는 이를 통해 반도체, 2차전지, 수소 에너지, 국방, 우주, 친환경 소재 등 고난이도 신소재 분야의 연구 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숙련도가 낮은 인력도 고급 실험 수행이 가능한 자율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연구원은 오토노머스 랩을 디지털 트윈 실험실, 멀티모달 AI 연동, 대규모 데이터 공개 기반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미지·숫자·실험값 등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기술과의 결합은 소재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최철진 KIMS 원장은 “오토노머스 랩은 단순한 연구 자동화를 넘어, 대한민국 소재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핵심 플랫폼”이라며, “AI와 소재기술의 융합을 통해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