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산업분석 Vol.146)러-우 전쟁 발생 후 러시아 시장 변화와 전망’이라는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제조사 철수 후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와 시장 재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제조사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고위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제조사 철수 후 중국 브랜드 장악
글로벌 제조사 재진출 가능성, 경쟁 심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제조사 철수 후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와 시장 재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제조사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고위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산업분석 Vol.146)러-우 전쟁 발생 후 러시아 시장 변화와 전망’이라는 산업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재진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내 생산 기반이 크게 위축되었으며, 주요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와 글로벌 제조사들의 자발적인 철수 조치로 인해 자동차 공급망이 급격히 변화했다.
이에 따라 수입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었으며, 특히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전쟁 이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현지 생산이 전체 공급의 80%를 차지하며 현대차, 르노(Renault), 토요타(Toyota), 폭스바겐(VW) 등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에 러시아 정부의 정책 변화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주요 제조사들이 철수하면서 현지 생산량은 2021년 140만대에서 2024년 74만대로 급감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동차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병행수입을 허용하고 중국 브랜드의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러시아 신차 수입 중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0%에 달하며, 신차 판매 점유율 역시 중국 브랜드가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외국 브랜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에 대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는 재활용 수수료를 대폭 인상했으며, 2024년 10월에는 평균 차량 가격의 8% 수준으로 인상됐고 2025년 1월에는 추가 인상이 이뤄졌다.
또한 EAEU(유라시아 경제연합) 회원국 간 통관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여 수입 차량의 가격 조작 및 세금 회피를 차단하고, 자국에 공식 판매처를 둔 브랜드 차량의 병행수입을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 브랜드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며,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러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이 중국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중국 브랜드 차량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아직 낮은 상황이다.
2024년 9월 러시아 자동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7.6%가 어떤 경우에도 중국 브랜드 차량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27.5%는 선택지가 없을 경우 어쩔 수 없이 구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 중국 브랜드 차량의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중국차를 소유한 응답자의 65.3%가 중국차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높은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외국 제조사들의 재진출을 위해 러시아 내 지사 설립, 합작 투자, 기술 공유, 높은 현지화율 달성 등을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의 진출 전략이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시장은 전쟁 향방, 정책 변화, 서방 국가들의 제재 완화 여부 등에 따라 급변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시장이다.
현재 중국 브랜드 차량의 내구성·A/S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자동차 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제조사들은 러시아 시장 재진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며,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것인지, 기존 브랜드 전략을 유지할 것인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가능성과 러시아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 기조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