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에어가스가 매물로 나왔다. 매각 추정 대금으로 5조원대가 거론되고 있으나 전방산업 침체와 반도체 공급의 어려움으로 매각 협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대성산업가스에서 디아이지에어가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가졌던 CI선포식에서 오규석 대표이사(가운데)와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P5 지연에 지난해 최대어 AP 매각 무산, P5 공사 예상 어려워
삼성전자 온사이트 공급 못했던 DIG, 반도체 공급 생각한다면 어려울 듯
DIG에어가스가 매물로 나왔다. 매각 추정 대금으로 5조원대가 거론되고 있으나 전방산업 침체와 반도체 공급의 어려움으로 매각 협상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영이 DIG에어가스(舊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매각한다는 소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중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에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DIG에어가스의 매각 추정 대금으로 5조원대가 거론되고 있으며, 맥쿼리자산운영이 올해 상반기에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내용도 흘러나오고 있다.
DIG에어가스는 산소(O2), 질소(N2), 알곤(Ar) 등을 생산 공급하는 산업가스 전문기업으로 직접 생산하는 온사이트 및 자체 생산한 산업용 가스를 벌크로리를 통한 대형 벌크공급 등을 통해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1979년 대성산업의 자회사로 설립됐으며, 대성산업의 경영난으로 2017년 MBK파트너스에 1조8,000억원으로 매각됐으며, 2년 뒤 맥쿼리자산운용에 2조5,000억원으로 인수됐다.
경영실적으로 2023년에는 7,3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36억원으로 전년대비 16.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227억원으로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주요 고객으로 질소는 LG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업계에 공급하고 있으며, 산소는 제철소 및 석유화학에 공급하고 있다.
■ 삼성전자 온사이트 공급 경험 無
산업용가스 시장은 지난 십수년간 재무적 투자자들을 통한 M&A가 활발했던 만큼 PE에서의 기업가치 평가는 여전히 높으며, 비상장업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높았다.
특히 최근 글로벌 산업용 가스 회사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AP)가 100%를 매각한다고 발표했을 때 매각 대금으로 5조원이 거론됐을 만큼 관심이 높았다.
특히 AP의 경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비롯해 평택사업장에도 온사이트로 질소를 공급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매각이 무산됐다.
매각 무산의 이유로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 P5 계약을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P5 공급은 린데코리아가 50% 공급하고, 나머지 50%를 AP가 공급하기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P6는 AP가 50% 공급하고, 나머지 50%는 추후 선정 예정으로 전해진다.
다만 실제 계약서 작성 여부는 알 수 없으며, 삼성전자 P5의 건설이 늦어지며 공급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 건설시 배관 퍼지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산업가스 ASU를 먼저 건설하게 되는데, P5의 경우 아직 어느 업체도 ASU를 건설하지 않아 P5 건설이 아직 먼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 공급 여부가 매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국내에서 제철소를 제외하고 이렇게 산업가스 수요가 많은 고객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DIG에어가스도 맥쿼리자산운용에 인수된 후 삼성전자 온사이트 공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번번히 실패했는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공급이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대성산업가스 시절로 올라가는데 대성산업가스 시절에도 LG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했으나 삼성전자에는 온사이트로 공급한 적이 없다.
삼성전자도 AP를 비롯해, 린데, 에어퍼스트 등이 온사이트로 공급했으나 대성산업가스에게서만은 온사이트 공급을 받은 적이 없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이에 DIG에어가스의 매각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여부가 약점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소, 질소를 제외하고, 헬륨(He) 등 일부 반도체용 특수가스 품목의 경우 삼성전자에 공급한 경험이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청주공장을 통해 질소를 온사이트로 공급한 경험이 있다.
■ 전방산업 불안, 산업가스 사업도 쉽지 않다
산업가스는 수출입이 안 되는 소재로 국내에서 생산 공급되기 때문에 국내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산업가스의 주요 수요처로는 석유화학,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디스플레이, 정유, 기타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석유화학의 경우 최근 일부 플랜트가 가동이 중단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고, 철강의 경우도 건설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HBM 등 고부가 제품 확대로 매출 확대는 있으나 신규 투자가 현재는 없고, 생산량도 늘지 않아 당분간 수요 확대의 조짐은 없는 형편이다.
이에 산업 가스 사업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일부에서는 가동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전방산업 수요 여부가 매각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