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NI 정구환 대표는 NI가 과거의 ‘랩 같은 자유로운 개발’에서 벗어나 고객 피드백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화된 회사’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이후 다품종·단기간 개발, 자동화, 테스트 시간 단축 요구가 커지면서 원박스 하드웨어 중심 접근의 한계가 드러났고, NI는 모듈형(PXI 등) 하드웨어와 LabVIEW 기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구성 가능한 테스트 시스템’에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대학 랩 같던 NI가 ‘진짜 회사’가 됐다”
한국NI 정구환 대표가 말한 변화의 이유,
그리고 4월 10일 ‘NI Days Korea 2026’의 방향
“예전의 NI는 대학교 랩 같은 느낌이었어요. 지금은 진짜 회사라는 느낌, 시스템 틀 안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NI 정구환 대표의 이 한 문장은, 단순한 조직 문화 이야기를 넘어 ‘테스트, 계측 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한국NI는 1994년 설립 이후 국내 반도체·통신·모빌리티·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계측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그리고 2026년, NI는 창립 50주년, LabVIEW는 출시 40주년을 맞는다.
정 대표는 20여 년간 계측기 업계에서 일해오다 2025년 10월 한국NI 대표로 취임했다는 자신 소개로 인터뷰를 열었다. 질문은 자연스럽게 “경쟁사 관점에서 보던 NI”에서 “지금 NI”로 넘어갔다. 그가 짚은 핵심은 한 가지다. ‘만들어 놓고 내놓는 회사’에서 ‘고객 피드백을 중심으로 설계하는 회사’로 바뀌었다는 것.

1976년, NI를 창립한 James Truchard (Dr. T), Jeff Kodosky, Bill Nowlin
“재밌던 시절”에서 “시스템이 필요한 시절”로
정 대표는 과거를 “자유롭게 제품 개발을 하고,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비교적 부담 없이 지원하던 시기”로 회상했다. 성장·마진보다 “재밌는 제품, 좋은 제품”을 더 전면에 두었던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 자유는 다른 문제를 남겼다. 시스템화가 부족했고, 산업 고객의 관점에서는 신뢰·지속성·확장성에 대한 요구가 커져갔다.

NI Korea 정구환 대표
그 변화의 압력은 2010년 이후 더 빨라졌다는 진단으로 이어진다. 고객은 제품을 다품종화하고, 프로젝트 타임은 줄이며, 자동화 생산성과 테스트 시간을 동시에 요구한다. “원박스(one-box) 하드웨어”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졌고, 결국 소프트웨어 중심 계측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모듈형 접근: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에 답하다
정 대표가 말한 NI의 방향성은 ‘구성 가능한 테스트 시스템’이다. 모듈화된 하드웨어(PXI 등)와 소프트웨어(LabVIEW 등)를 조합해 요구사항 변화에 따라 확장·변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특히 반도체 현장에서는 “테스트 타임이 생명”이고, 얼마나 많은 DUT(Device Under Test)를 병렬로 측정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점에서 “모듈 타입이기 때문에 패럴렐(병렬) 측정에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정 대표가 꼽은 적용 산업은 세 축이다. 반도체·통신, 모빌리티(특히 배터리), 그리고 항공우주·국방. 항공우주·국방 영역에 대해서는 디지털화와 오픈 플랫폼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무기·항공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시뮬레이션하는 HIL(Hardware-in-the-Loop)과 FPGA 기반 테스트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AI는 엔지니어를 대체하는가”가 아니라 “일을 2개에서 5개로 늘리는가”
인터뷰의 후반부는 ‘AI가 테스트 개발을 어떻게 바꾸는가’로 이동한다. 정 대표가 언급한 키워드는 NI Nigel™ AI다. 그는 “기존에는 LabVIEW 사용자가 코드를 짜며 명령어, 연결 장비, 코드 품질을 확인하려면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문서를 뒤져야 했다”고 설명한다. 반면 Nigel AI를 LabVIEW에서 활용하면 실시간 어드바이저(Advisor)처럼 가이드를 제공하고, 최근에는 코드 생성(code generation)까지 지원하는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NI 소프트웨어에 통합된 Nigel
정 대표는 AI의 역할을 ‘대체’가 아니라 ‘증폭’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가 제한적일 때, AI가 반복 업무를 덜어주면 더 많은 프로젝트를 병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단, 생성된 코드가 완벽할 수 없으므로 최종 리뷰,최적화는 엔지니어의 영역으로 남는다. “AI가 엔지니어의 역할을 바꾼다”는 말이 인터뷰 문맥에서 설득력을 얻는 지점이다.
데이터의 허브: “장비가 수백 대인데, 누가 언제 교정했는지 모른다”
AI가 개발을 바꾼다면, 데이터는 운영을 바꾼다. 정 대표가 ‘현장 문제’로 꺼낸 사례는 익숙하다. 계측 장비가 수백~수천 대로 늘어나면, 자산 관리·교정(calibration) 이력·사용률이 제대로 추적되지 않는다. 그런데 투자 의사결정은 늘 “진짜 많이 쓰고 있나?”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가 언급한 해법은 SystemLink다. 분산된 테스트 자산을 중앙에서 보고, 교정 데이터와 자산 정보를 관리하며, 대시보드로 상태를 시각화하는 ‘운영 플랫폼’으로 설명한다.
즉, 테스트 자체의 성능만이 아니라 테스트를 ‘운영’하는 능력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흐름을 짚은 셈이다.
그리고 4월 10일, 메시지는 행사에서 ‘체험’으로 완성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인터뷰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정 대표는 오는 NI Days Korea 2026을 “업계에서 화두가 되는 기술을 메시지로 던지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올해 행사는 2026년 4월 10일, 서울에서 개최되며, 반도체·모빌리티·국방/항공우주 등 산업 트랙을 중심으로 세션이 구성되고, 약 40개 규모의 부스를 통해 실습, 체험이 가능하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2025년 NI Days 현장모습
정 대표의 마무리는 결국 “테스트와 계측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산업 혁신의 핵심 도구”라는 선언이다. 그리고 그 도구가 지금, 소프트웨어·AI·데이터 운영이라는 키워드로 재정의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NI가 ‘대학 랩 같은 회사’에서 ‘시스템을 갖춘 회사’가 됐다는 그의 표현은, 바꿔 말하면 고객 산업이 이미 그만큼 복잡해졌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NI Days Korea 2026 한 줄 안내
• 일시: 2026년 4월 10일(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