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의 투자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AI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중심의 투자를 이끌고 있으며, 단순한 설비 확대보다 실행 속도와 수율, 생태계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한국은 HBM과 첨단 패키징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Clark Tseng SEMI 수석 디렉터
기술 난이도 상승, 패키징·테스트·고객 인증으로 이동
메모리 생산능력, HBM·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재배치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설비를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게 고수율의 ‘사용 가능한 생산능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Clark Tseng SEMI 수석 디렉터는 지난 2월11일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 기자간담회에서 “AI 수요는 더 이상 불확실성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 요소가 단순한 자본 투입에서 ‘실행 속도와 수율 중심의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lark Tseng 디렉터는 AI 확산이 반도체 투자 방향을 CAPEX 중심에서 실제 가동 가능한 생산능력과 장비·소재 집행 역량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기술 난도가 높아지며, 공급 제약의 중심이 웨이퍼 투입량이 아닌 패키징, 테스트, 고객 인증 일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도 재조명됐다.
2025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연간 1,73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메모리 수출 증가가 주도했다.
반면에 비메모리 수출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Clark Tseng 디렉터는 “이는 AI 인프라 확산에 따라 메모리 생산능력이 HBM과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로 재배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65% 증가한 점은 한국이 AI 가속기 공급망에 더욱 깊이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투자 확대도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상위 4개 CSP의 AI 관련 CAPEX는 2025년 약 4,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6년에는 6,5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lark Tseng 디렉터는 “2027년에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과 AI 관련 투자 모두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AI 인프라 투자가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 구조 변화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도체 장비 시장 역시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AI·HPC 관련 장비 투자는 2024년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으며, 2028년 이후에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가속기와 HBM 수요 증가로 테스트 장비와 첨단 패키징 장비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Clark Tseng 디렉터는 AI 인프라 확산의 병목 요인으로 전력·냉각 인프라, 첨단 패키징 공정, 테스트 및 번인(Burn-in) 역량을 지목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생태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실행 역량이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의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시스템 수준의 통합 경쟁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