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피지컬 AI 시장 선점을 위해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도 기술, 산업, 표준 경쟁에 국가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뭉쳐 전략적으로 피지컬 AI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 로봇, 드론, 스마트 제조 등 산업 전반을 혁신할 핵심 기술로, 고성능 반도체·시뮬레이션·AI 모델·실증 인프라가 모두 필요하다. 한국은 산업 기반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온디바이스 반도체 국산화, 로봇 기반모델 개발, 실증 생태계 구축, 국제 표준 선도를 통해 글로벌 패권을 선점해야 한다. 연재기획 ‘피지컬 AI, 산업의 미래를 다시 그리다’ 마지막 편에서는 피지컬 AI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AI 시대 패권 잡아라”
글로벌 기업 피지컬 AI 선점 전면전, 韓 뒤처질 때 산업 경쟁력 급격 약화
기술·산업·표준 모두 초기 단계, 세계 최고 수준 산업 바탕 전략적 정책 必
[편집자주]기존의 AI가 디지털 데이터 속에서 추론과 생성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Physical AI)는 센서, 엣지 컴퓨팅, 로봇, 제어 시스템 등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고 반응한다. 피지컬 AI의 구현은 현실 세계에서 AI가 직접 행동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산업 혁신과 자동화를 크게 진화 시킬 수 있으며,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한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은 피지컬 AI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며,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피지컬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센서 등 인식 기술을 비롯해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위한 로컬 연산 등 엣지 컴퓨팅 및 임베디드 시스템, 로보틱스 및 제어기술이 필수다. 이에 e4ds news는 연재 기획을 통해 피지컬 AI의 개념에서부터 시장 전망, 관련 기술, 실제 사례 등 핵심 기술과 구현 전략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9월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출범식 모습(사진 : 과기정통부)
지난 9월, 한국의 산·학·연·관 25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공식 출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현대자동차·LG AI연구원·두산로보틱스·네이버클라우드 등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이 공동의장 및 분과장으로 참여한 초대형 협력체다.
정부 부처가 동시에 참여하고, 국내 대표 기업들이 기술·산업·표준·인재·국제협력 등 10개 분과를 나눠 맡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이 얼라이언스가 출범한 이유는 명확하다.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 세계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텍스트·이미지·언어를 다루는 데 머물렀다면, 피지컬 AI는 인간처럼 보고, 듣고, 판단하고, 움직이며 현실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스마트 제조, 국방 시스템 등 산업 전반이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은 더 이상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국가적 연합이 필요하다
피지컬 AI는 단일 기술이 아니다.
AI 모델(두뇌), 센서·비전(감각), 온디바이스 반도체(연산), 로봇·액추에이터(몸체), 네트워크(연결), 시뮬레이션(학습 환경)이 모두 결합해야 완성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지적한다.
우선 기술 복잡도와 개발 비용이 폭증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드론, 산업용 로봇 등은 △고성능 AI 반도체 △대규모 시뮬레이션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 △정밀 제어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단일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용과 기술 난이도다.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융합 경쟁도 펼쳐지고 있다.
자동차는 ‘AI 정의 차량(ADV)’으로 재편되고, 로봇은 제조·물류·의료·국방으로 확장된다.
AI 반도체, 로봇, 모빌리티, 클라우드, 보안 등 전 산업이 얽힌 경쟁이기 때문에 국가적 조정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패권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중국·EU·일본은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GPU·Jetson), 시뮬레이션(Omniverse·Isaac Sim), AI 모델(GR00T)을 통합한 수평적 플랫폼 전략으로 피지컬 AI의 운영체제가 되려 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RT-2와 Gemini Robotics로 로봇의 ‘두뇌’를 선점하려 한다.
테슬라와 Figure AI는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기구학·제어 기술에서 독보적 우위를 유지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시뮬레이션 기반 합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VLA) 개발 및 엣지·온디바이스 AI 반도체 내재화에 나서고 있으며, 실제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상용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이 뒤처질 경우, 자동차·조선·반도체·로봇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 피지컬 AI 아직 승자가 없다
이런 상황이지만 정부 발표와 연구 보고서들은 공통적으로 “피지컬 AI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초기 시장”이라고 진단한다.
생성형 AI는 미국이 압도적이지만, 피지컬 AI는 기술·산업·표준이 모두 초기 단계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자동차·가전 산업 △로봇·모빌리티·반도체·AI 기업의 집적 △고도화된 산업 인프라(스마트팩토리·물류센터·조선소 등) △정부의 신속한 정책 추진력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즉, 지금이 한국이 피지컬 AI 패권을 잡을 수 있는 ‘전략적 창(Strategic Window)’라는 의미다.
■ 한국이 가야 할 방향
전문가들과 주요 자료들을 종합하면 한국이 피지컬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필요한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의 국가 전략화
피지컬 AI는 클라우드가 아닌 디바이스 자체에서 실시간 판단·행동을 수행해야 한다.
즉, NPU·엣지 AI 칩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한국은 메모리 강국이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취약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프로젝트를 자동차·로봇·가전·방산 전 분야로 확장하고, 팹리스-수요기업-파운드리의 삼각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
○ 한국형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피지컬 AI의 두뇌는 GPT가 아니라 VLA(Vision-Language-Action) 기반 로봇 특화 모델이다.
한국형 로봇 데이터셋 구축, 시뮬레이션 기반 합성 데이터 생산, 산업별 행동 데이터 표준화가 시급하다.
정부·대기업·AI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K-Robotics FM’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인프라 구축
피지컬 AI는 현실에서 수백만 번의 시행착오를 할 수 없다.
따라서 고충실도 시뮬레이션 플랫폼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엔비디아 Isaac Sim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형 산업 시뮬레이터 개발과 디지털 트윈 표준화가 필요하다.
○ 대규모 실증 테스트베드 개방
현대차·삼성·LG·네이버·두산 등 대기업의 공장·물류센터·병원·조선소를 피지컬 AI 실증 구역으로 개방해야 한다.
실증 데이터가 쌓여야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된다.
○ 국제 표준·안전·윤리 선도
피지컬 AI는 안전·책임·보안 이슈가 필연적이다.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국제 표준화 논의를 선도해야 한다.
■ 피지컬 AI 한국 산업의 ‘두 번째 반도체 기회’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한국 제조업·모빌리티·로봇·국방·가전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국가 전략 기술이다.
정부와 산업계가 국가적 연합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다.
피지컬 AI 시대는 아직 승자가 없고, 지금이 한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이다.
PC 시대의 인텔, 모바일 시대의 애플, 생성형 AI 시대의 엔비디아처럼, 피지컬 AI 시대에도 새로운 승자가 등장할 것이다.
그 주인공이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정부의 전략적 투자, 기업의 기술 내재화, 학계·연구기관의 협력, 글로벌 연대가 맞물릴 때 한국은 피지컬 AI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