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및 엔비디아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한국에 AI 데이터 센터를 위한 GPU 공급을 약속하며, 우리나라가 첨단 AI 데이터 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확보했지만, 막대한 도입 비용을 넘어서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AI 데이터 센터 계획부터 구축, 활용까지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2025년 APEC 경주 엔비디아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GPU 도입 한국의 AI 인프라 전환점, 미·중 이어 세계 3위 도약
산업별 활용 확대·클라우드 개방·국산 AI 반도체 개발 성과 좌우
엔비디아가 한국에 AI 데이터 센터를 위한 GPU 공급을 약속하며, 첨단 AI 데이터 센터의 핵심 부품을 확보했지만 막대한 도입 비용을 넘어서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AI 데이터 센터 계획부터 구축, 활용까지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30일, 31일 APEC 및 엔비디아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향후 1년간 26만 개의 GPU를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급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단숨에 세계 3위 수준의 GPU 보유국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주요 공급처를 살펴보면 △한국 정부 5만개 △삼성전자 5만개 △SK그룹 5만개 △현대차그룹 5만개 △네이버클라우드 6만에에 이르며 총투자 규모는 11조∼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PU 26만개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5∼6곳을 새로 지을 수 있는 물량으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는 GPU에 들어가는 HBM 공급을 통해 1조원 이상의 매출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에 GPU 도입은 시작일 뿐이라며, 이를 담아낼 데이터센터 건설, 안정적인 전력 공급,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 활용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투자는 ‘비싼 수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GPU는 약 4만5,000개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공급으로 총량은 30만개 이상으로 늘어나며,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가 된다.
이는 초대형 AI 모델 학습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적 전환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디지털 트윈, SK는 반도체 R&D와 클라우드,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네이버는 차세대 생성형 AI 학습에 GPU를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 역시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설립해 연구자와 스타트업에 GPU 자원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GPU는 단순히 서버에 꽂아두는 장비가 아니다.
수만 장의 GPU를 동시에 가동하려면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문제는 전력이다. GPU 1만 장만으로도 중소 도시 한 곳이 쓰는 전력과 맞먹는 수준의 전력이 요구된다.
안정적인 전력망, 이중화 설비, 비상 발전소가 필수적이다.
냉각 역시 관건이다. GPU는 CPU보다 훨씬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공랭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들은 액침냉각이나 수냉식 냉각을 도입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러한 첨단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울산에서는 SK그룹이 LNG 발전소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전라남도에서는 46조원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는 미국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보다도 큰 규모다.
GPU 26만개 도입에만 11조∼14조원이 투입된다.
반면에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냉각 인프라, 운영비까지 합치면 총 투자비는 20조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GPU의 세대 교체 속도다. 젠슨 황 CEO가 강조했듯이, GPU는 사실상 매년 신제품이 출시된다. 불과 1∼2년 만에 구형화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AI 모델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크기가 폭증한다. GPT-4에서 GPT-5로 갈수록 파라미터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더 큰 모델을 학습하려면 최신 GPU의 메모리 용량, 연산 성능이 필수다.
또한 신제품은 같은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하고, 데이터센터 운영비 절감을 위해 기업들은 최신 GPU로 교체할 유인이 크다.
이와 함께 CUDA, TensorRT 등 엔비디아 생태계도 신제품에 맞춰 최적화되기 때문에 구형 GPU는 점점 지원이 줄어든다.
따라서 GPU를 단순히 ‘사서 쌓아두는 것’은 위험하다.
이에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이번 투자의 관건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디지털 트윈, 금융의 초거대 언어모델 기반 리스크 분석, 의료의 신약 개발, 콘텐츠 산업의 생성형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GPU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GPU를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위해, 클라우드 형태로 GPU를 임대·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며, 이는 활용률을 극대화하고, 유휴 자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여기에 핵심 연구는 자체 GPU로, 나머지는 클라우드로 분산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삼성·SK가 개발 중인 AI 반도체를 도입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전력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GPU 도입은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반면에 GPU는 ‘비싼 수입품’일 뿐, 활용하지 못하면 투자비만 늘어난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단순한 장비 구매를 넘어, 데이터센터 건설 → 안정적 전력 공급 → 산업별 활용 확대 → 국산 기술 개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투자의 성패는 GPU의 ‘숫자’가 아니라, 이를 얼마나 잘 돌리고,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